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소식지 Vol. 9(2024. 10. 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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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대화]
<제21회 동아시아 청소년 역사체험캠프 참관기 >
2024년 동아시아청소년역사체험캠프에서 느낀 소중한 경험
니콜라이 욘센(런던대학교 SOAS 한일학 박사)
한국, 일본, 중국의 중·고등학생들이 함께한 5일간의 교토에서의 동아시아청소년역사체험캠프에 참여한 것은 저에게도, 학생들에게도 매우 뜻깊고 의미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이 캠프는 서로의 국경을 넘어 복잡한 역사를 공유하고, 그 속에서 연결되기도 하고 갈라지기도 한 역사를 함께 탐구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를 제공하였습니다. 짧은 며칠 동안 학생들 사이에서 쌓인 우정과 신뢰, 그리고 깊이 있는 토론을 지켜보는 것은 참으로 감동적이었으며, 이 모든 경험은 동아시아의 미래를 이끌어갈 리더로 성장할 이들에게 오래도록 남을 것입니다.
가장 보람있었던 부분 중 하나는, 각 나라 사이의 역사적 갈등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어려운 주제들에 대해 솔직하고 개방적으로 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저는 이들의 한국어-일본어 통역사로서 단순히 말만을 번역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과 생각을 전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학생들은 언어 장벽을 뛰어넘고 서로의 시각을 이해하려는 열의를 보여주었으며, 이러한 노력은 더욱 감동적이었습니다.
캠프 기간 동안 우리는 교토와 그 주변의 역사적으로 중요한 장소들을 방문했습니다. 특히 우토로 지역과 우토로평화기념관에서는, 전쟁 이후 이곳에서 살아온 재일동포 공동체의 역사와 그들이 겪어온 차별과 소외에 대해 배웠습니다. 학생들은 이러한 실제 경험을 통해 국경을 넘나드는 삶의 어려움을 깊이 공감하며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또한, 리쓰메이칸 대학 국제평화뮤지엄에서는 일본의 식민지 과거와 태평양 전쟁에서 침략자로서의 역할을 조명하는 전시를 통해 역사적 민감성을 다루었습니다. 어려운 주제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거침없이 진실을 마주하며 서로의 이해와 공감을 통해 더욱 깊은 유대감을 쌓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매우 인상적이었고, 단순한 역사 공부를 넘어 서로를 연결하는 다리를 놓는 과정이었습니다.
저는 이 프로그램의 일원이 되어 매우 기뻤고, 앞으로도 다시 참여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러한 캠프는 단순히 중요할 뿐만 아니라 필수적입니다. 역사적 상처가 오늘날의 갈등을 부추기는 이 세계에서, 이러한 프로그램은 상호 존중과 이해를 키워주는 역할을 합니다. 신뢰와 대화를 바탕으로 한 평화로운 미래를 위해, 이 캠프는 중요한 길을 열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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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안내]
제22회 역사인식과 동아시아 평화포럼 창사대회
- 주제 : "전쟁의 현실과 역사 기억 속에서 평화를 찾는다."
- 일시 : 2024년 11월 1일(금)~11월 5일(화)
- 장소 : 중국 후난성 창사
- 회의장 : 후난사범대학교
- 전체일정 :
11월 1일(금) : 평화포럼 각국 참가자 입국, 한국 별도 답사
11월 2일(토) : 개회식, 평화포럼 제1세션 "전쟁을 예방하는 역사적 교훈으로부터 국제 평화를 전망한다" / 제2세션 "전쟁 역사의 기억으로부터 동아시아의 평화와 역사 화해의 새로운 길을 찾는다"
11월 3일(일) : 평화포럼 제3세션 "인간의 생활.사회 환경에 대한 다면적 고찰" / 제4세션 "전쟁과 평화에 관한 역사 교육의 실천"
11월 4일(월) : 답사, 폐회식과 만찬
11월 5일(화) : 귀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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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이트]
"이런 교과서가 어떻게 검정을 통과했나?"
- 민족문제연구소의 긴급 검증 결과 요약 -
지난 9월, 민족문제연구소는 학계 전문가와 교과서 집필 경험이 있는 현직 교사 13명에게 의뢰해, 편향적 서술과 자격 요건 조작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한국학력평가원 발간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에 대한 긴급 검증을 실시하였습니다.
3일간의 긴급 검증 결과, 참여한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날림.불량 교과서라는 평가를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고 사태의 심각함을 강조했습니다. 민문연의 검토 결과, 우선 사실관계에서 무려 300여건이 넘는 오류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얼핏 보면 집필 기준에 따른 무난한 서술로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어떻게 검정을 통과했는지 의문이 들 만큼 수준 이하의 내용이라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었습니다.
기초적 사실 오류도 문제이지만 역사적 사실을 해석하는 역사인식의 오류는 더욱 심각하였습니다. 전근대사 서술의 경우 이전 뉴라이트 교과서/국정교과서 때와 마찬가지로 낡은 역사인식, 심지어 식민사관에 따른 서술이 도처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이런 문제는 개항기, 일제강점기로 오면 더더욱 심각해졌습니다. 조선총독부와 일제 식민정책을 미화.긍정하는 서술이 여러 군데에서 나타났습니다. 독립운동사 서술에서는 그 의미를 축소하거나 부정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경향이 두드러졌습니다.
민문연 이명숙 연구실장은 특히 교과서 포럼의 "대안교과서 한국근현대사"에서 처음 제기된 주장과 논지전개가 이번 교과서 현대사 부분에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8.15 광복 대신 '건국'의 의미 강조, 미국이 제안한 38도선의 의미, 단독정부 수립의 책임-스탈린 지령과 이승만의 정읍 발언 등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수립 의의와 평가가 그대로 이어져 관철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서술기조에는 노골적인 표현 없이도 식민지근대화론을 우회적으로 주지시키는 구조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이 교과서가 냉전사관과 반공자유주의로 무장한 채 북한과 대결에서 승리한 대한민국 사관으로 내달리고 있다는 점에서 그 위험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검증에 참여한 이신철 위원장은 개별적으로 비판할 문제들이야 많지만 사실 오류를 들추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단언했습니다. 역사학계와 역사교육학계가 심도 깊게 교과서 집필에 대한 문제제기를 해야 할 때라고 지적하였습니다. 지난 십여 년간 교과서 논쟁을 거칠수록 논의가 풍부해지고, 역사해석이 다양해지는 것이 아니라 논란을 피하기 위해 해석이 줄어들고, 맥락적 이해를 탈각시킨 채 건조한 사실 나열에 그치는 수준으로 내몰리고 있는 현실을 타개해야 함을 강조하였습니다.
민문연은 한국학력평가원 교과서의 날림.불량도 문제이지만, 더 심각한 것은 교육부 검정기준의 '뉴라이트화'와 사실관계 오류임을 지적하였습니다. 예컨대, 2009 개정 이전의 집필 기준은 일제강점기 사회경제적 변화를 식민지수탈론의 입장에서 설명하라는 지침이었습니다. 그러나 2022 개정에서는 '수탈'이라는 용어를 삭제하고 가치중립적인 '변화'라는 용어로 대체하였습니다. 이로서 2022 개정은 식민지수탈론의 흔적마저 삭제함으로써 일제강점기를 식민지근대화론의 입장에서 서술할 수 있도록 열어준 것입니다.
또한 2022 성취기준은 <대한민국의 발전>에서 역사적 사실에도 부합하지 않는 "자유민주주의에 기초한 대한민국 정부 수립 과정을 탐색한다"라는 성취기준을 제시했습니다.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로 출범하였다는 전제는 뉴라이트 논리의 알파요 오메가입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제헌헌법은 형식적.정치적 민주주의가 약자의 경제적 불평등을 해결하지 못한다고 보고, 실질적.경제적 평등을 지향하는 '사회민주주의'를 채택했습니다. 이는 제헌헌법이 표방한 민주주의가 단순히 외국에서 직수입한 '자유민주주의'가 아니라 독립운동의 전통을 반영한 역사성이 있는 민주주의이자, 사회적 약자의 자유를 보장하는 사회적.경제적 민주주의임을 뜻합니다.
2022 성취기준은 대한민국 정부가 자유민주주의에 기초하여 출범하였다고 제시함으로써, 교과서 집필자들에게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자랑스러운 독립운동의 역사를 부정하도록 강제하였습니다. 이는 학문과 사상의 자유를 짓밟는 국가권력의 폭거이자 만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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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소식]
<제3회 아평연-큐슈한국연구자포럼 공동 학술대회 참관기>
한일시민연대의 역사를 배우고 경험하다
이혜린(성균관대 동아시아역사연구소 연구원)
2024년 9월 28일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 <한일시민연대의 과거와 현재>에 참석하였다. 아시아평화와역사연구소와 규슈한국연구자포럼이 공동으로 주최한 이 학술대회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한국 측과 일본 측에서 각각 한 명씩 발표하였다.
1부에서는 먼저 규슈공립대학의 야마토(大和裕美子) 선생님이 “조세이 탄광(長生炭鉱) 수몰사고를 둘러싼 시민의 실천 - 추도비 건립 후 10년”이라는 주제로 발표하셨다. 조세이 탄광 수몰사고 추도비는 이미 1982년에 건립되었으나, 조선인 희생자의 이름이 새겨져 있지 않은 것과 일본 식민 지배에 대한 반성을 촉구해야 한다는 문제의식 속에서 2013년 새로 건립되었다. 한 시민단체(⻑⽣炭鉱の⽔⾮常を歴史に刻む会)가 1990년대부터 한국의 유족과 생존자를 찾아 교류하며 사건의 진상규명과 추도비 건설 운동을 본격화한 결과였다. 이 단체는 추도비 건립 이후에도 우베시 및 정부와의 교섭, 한일 시민교류, 탄광에 대한 조사, 타 기관과의 교류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매워야 할 ‘틈’, 즉 역사 인식과 운동의 계승과 관련한 과제가 있다고 지적되었고, 이를 해결할 방법들이 시론적으로 제안되며 발표는 끝맺었다.
이어서 경기하남고등학교의 박성기 선생님이 “한일교과서 교류 20년의 진행과 확장”을 발표하셨다. 2001년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를 계기로 본격화된 한일 역사 교사들의 교류는 그 역사가 벌써 20년이 넘었다. 교사들의 교류는 학생들 간의 교류로 확장되었고, 국가와 민족을 넘어 ‘사람’의 입장에서 서로의 사회를 바라보려는 노력으로 이어졌다. 인상 깊었던 것은 교류 프로그램을 마친 학생들의 소감이었다. 학생들은 잘 몰랐던 역사적 사실을 아는 것 이상으로 마음을 나눈 친구를 얻은 경험을 소중히 생각하고 있었다.
1부에서 한일 시민 교류의 모범적 사례들을 소개했다면 2부에서는 연구자와 시민운동의 결합에 관한 내용이 다뤄졌다. 먼저 고베대학의 야마구치(山口祐香) 선생님이 “70년대 시민의 <역사연구>와 한일연대”라는 주제로 교토대학 인문과학연구소의 ‘조선반’ 활동에 대해 발표하셨다. 농업경제학자 이누마 지로(飯沼⼆郎)가 중심이 된 조선반의 활동을 소개하며, 함께 활동했던 참가자들의 회고를 통해 조선반 활동의 의의를 규명하고자 했다.
그 다음으로 아시아평화와역사연구소의 이신철 소장님이 “한중일 역사 대화 20년의 성과와 과제”를 발표하셨다. 한일 양국의 교류만 다룬 다른 주제들과 달리, 중국을 포함한 한중일 삼국의 역사 대화에 관한 내용이었다.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로 시작된 연구자들의 교류 활동은 역사문제에 대한 한중일 공동 연구 및 운동으로 진화했다. "미래를 여는 역사"와 같은 공동교재 개발, 청소년 역사체험캠프 등 한중일 공동의 역사 인식을 모색하는 운동으로 발전해나간 것이다. 이러한 성과와 함께 한중일 관계 및 환경 변화로 인한 운동의 어려움과 한계도 지적되었다. 발표는 앞으로의 역사 대화를 위한 의견교환을 촉구하며 마무리되었다.
어느 발표든 활동의 성과와 함께 한계와 향후 과제가 제기되었다. 그 속에서 한일연대와 교류에 관한 고민이 솔직하게 드러나기도 했다. 토론은 공감과 이해, 더 나은 교류를 위한 제언으로 진행되었다. 논점과 쟁점을 중심으로 한 비판보다 운동 성과에 대한 존중을 바탕에 둔, 마치 응원과 박수를 보내는 듯한 토론이라서 더욱 흥미로웠다. 발표와 토론은 청중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플로어에서 적극적인 질의가 있었고, 그것은 어느 한 발표에 대한 것이 아닌 공동의 역사 인식과 시민 운동의 가능성과 지속성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시민으로서, 연구자로서 어떻게 사회에 말을 걸어야 할지를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배우는 시간이었다. 나는 아는 것을 실천하며 사는 삶이 얼마나 어려운지 안다. 일상에 치여 ‘그렇게 살자’는 다짐을 까맣게 잊어간 경험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각 주제에서 이야기된 한(중)일 연대와 교류는 기본 20년을 지속해왔다. 그 긴 세월을 지속할 수 있게 한 힘이 무엇일지 발견하고 싶었다. 막연하지만 지치지 않도록 서로를 북돋아 준 사람들과 그들이 건넨 ‘다정한’ 한마디의 말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학술대회는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 즉 연대의 필요와 중요성을 곱씹어보는 자리였다. 아시아평화와역사연구소와 규슈한국연구자포럼은 이제 2022년, 2023년에 이은 세 번째 만남을 마쳤다. 막 교류를 시작한 두 단체가 20년, 30년, 그 이상 만남을 지속할 수 있도록 ‘연대’하는 시간이 되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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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소식]
아평연-런던대 SOAS 공동학술회의 참가
지난 9월 9일, 우리 연구소와 런던대 SOAS 공동 주최로 열린 학술회의 "Shared History: Imperialism, Colonialism, the Cold War and History Textbooks"가 개최되었습니다. 본 학술회의는 제국주의, 식민주의, 그리고 냉전이 한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의 역사 교과서에 어떻게 반영되고 어떤 문제를 야기하는지 분석하고 그 해법을 모색하려는 취지에서 열렸습니다.
본 학술회의에서는 이신철 소장이 "The Continuity between Colonialism and the Cold War"를 발표하고, 이세영 연구위원이 한국 교과서의 식민과 냉전 관련 서술에 관해, 한혜인 연구위원이 일본 교과서의 식민과 냉전 관련 서술에 관해, 성균관대 이상동 교수가 한국의 세계사 교과서의 식민과 냉전 관련 서술을 주제로 발표하였습니다.
또한, 코펜하겐 대학교의 진상필 박사가 유럽 대학교에서의 제국주의에 관한 교육 문제를 주제로, SOAS의 오웬 밀러 박사는 한국전쟁을 둘러싼 트로츠키주의자들 내부에서의 논쟁에 대한 주제로, 헐 대학교의 카산드라 굽타 박사는 트리니다드 토바고와 영국에서 식민주의와 노예무역에 관해 어떻게 교육하는지를 주제로 발표하였습니다.
SOAS 한국학 센터장인 앤더스 칼슨 박사는 역사 인식과 서술의 '공유'를 만들어감으로써 역사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나가자는 취지의 총평을 하였습니다. 본 공동학술회의를 계기로 동아시아뿐 아니라 글로벌한 차원에서 역사대화가 활성화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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